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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작가 지망생 (5)
일곱 푼의 진실과 세 푼의 허구

몇달만에, 에어컨을 끈다. 집에 베란다를 앞뒤로 열어 맞바람을 치게한다. 샤워하고 나오는데 닭살이 돋는다. 이 신체반응이 낯설어 화장실 문 앞 발판에 서서 몇초간 정지한다. 자연바람에 닭살이 돋는 이 반응. 얼마만이지? 자연스레 방 대청소가 땡기는 이 의식의 흐름. 방 구조를 바꿔볼까. 가구 아래 있던 쌓인 먼지들 청소기로 민다. 목이 칼칼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모과유자차 티백을 꺼낸다. 추워진 날씨… 확실한 표현은 아니다. 그냥 해가 빨리 지면서 덜 데워진 즉석밥이 된 것일뿐이다. 미지근함이 차갑게 느껴지는 것. 냉동실에 얼려진 밥이리곤 할수없다.

어느 건물 1층 상가에 위치한 꽃집에서 이 말을 들었다면 좋았겠지만… 인천가족공원 입구 앞. 파라솔을 펴고 꽃 파는 노점에서 어떤 아저씨가 주인 아주머니에게 하는 말이었다. “딸에게 줄건데 이쁜걸로 좀 골라주쇼.” 추석연휴. 인천가족공원은 차량통행을 막는다. 공원 밖에 차를 대라는 것이다. 공원 주위 몇백미터는 불법주차 차량들로 뒤엉켜있다. 우리 가족은 입구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폭염에 군밤파는 트럭옆에 구겨지듯 차를 세웠다. 수천명의 인파가 한 손에 꽃을들고 물결을 이루며 걸어간다. 우리 가족은 건물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네모난 유리박스를 향해 절하는 노부부. 휴게의자에 앉아 더위를 식히는 가족들. 유리창에 소주잔을 테이프로 붙히는 청년. 나는 할머니의 위치를 찾는다. 매번 한 두줄씩 비껴가서 찾..

오후 두시 제물포역에서 용산급행을 탄다. 오늘은 추석연휴 첫날이다. 역 앞에 걸려있는 정치인들의 ‘즐거운 한가위 명절 보내세요’ 라는 플랜카드들만이 지금 현재 내가 속한 시공간을 알려준다. 프레카리아트, 불안정 노동자, 프리랜서. 그런 내게 오늘은 그저 월요일일 뿐이다. 오늘 나는 박물관 홍보팀의 콘텐츠 제작 담당자다. 아침에 내가 나에게 임명했다. 중앙박물관에서 카메라 촬영연습겸 홍보 영상을 만들어보려 한다. 어라? 오늘 용산역은 분위기가 다르다. 평소 출퇴근 하는 수도권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말소리가 없는데 오늘은 장이 선듯하다. 이모! 삼촌! 부르는 소리부터 캐리어 끄는 소리 삼삼오오 무리지어 다니는 꼬마와 어른들 난 1번출구를 향해 직진했다. 엊그제 그를 타도하자는 시위대 소리로 시끌시끌하던 광장을..

지하철에서 시선처리를 아래로 두다보면사람들의 각양각색 신발들이.눈에 들어온다.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종류의 신발이 있다니.가게에는 같은 신발을 사이즈별로찾기만 하면 마구 쏟아져나오는데.문득 지구의 역사에서 인류가 이렇게나 다양한 디자인의 신발을언제부터 신은걸까.또 혼자 꼬리에 꼬리를 문다.이런 기성 신발을 신은지는 오백년 쫌 안되었을거다.한 락커는 왜머리를 기르세요 란 질문에단발령이 시행된지는 겨우 몇백년.머리를 기른 역사는 오천년.이라고 답했단다.이 글을 쓰는 중에신기하게도 라디오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세상의 진리가 어딨냐는 질문에흙 묻은 나막신, 짚신에 있다는 선문답.선문답을 해석하는게 무슨.의미가 있겠냐만은.신발에 삶의 진리가 있다.가장 삶속에 깊게 파고든 신발에 진리가 있다.그리고 영어로도내 입장..

집에서 내려먹는 커피 캡슐을 주문했습니다.매일 이천원 씩 사먹는 커피값을 아껴보려고요.캡슐 열두개에 육천원이니까,한 잔에 오백원이면 마실 수 있겠다 생각했죠.그런데 커피 사러 가는 그 시간이 없어지니 좀 허전하네요.천 오백원은 기분값이었나 봐요."맛있게 드세요""네, 감사합니다."집 앞 단골 컴포즈 커피 사장님과의 인사가 사라지니왠지 허전하네요.아침에 정신을 깨울 때는 캡슐 커피를 마시고,가끔씩 산책 겸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는테이크아웃 커피를 사먹을까해요.지출을 줄여보려다괜히 돈만 더 나가는거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요.그래도 덕분에 테이크아웃 사장님과매일 하는 인사의 그 소중함을 깨달았네요.친절한 마음을 주고 받는 시간이더더 귀하고 힘이 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