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그냥 쉬는
- n잡러
- 프레카리아트
- 작가
- 고려인
- 일상
- 잘했고 잘하고있고 잘할것이다
- 소설
- 아르바이트
- 보조출연 후기
- 최저시급
- 디아스포라
- 작가 지망생
- 라디오 오프닝
- 하루 알바
- 에세이
- 청년
- 보조출연
- 라디오fd
- 엑스트라
- 알바
- 그냥 쉬는 청년
- 프리랜서
- 촬영알바
- 백수
- 취미 소설 쓰기
- 촬영스탭
- 워크맨
- 드라마 보조출연
- 특이한 아르바이트
- Today
- Total
목록살다보면 이런일도 있고 저런일도 있는거지요? (24)
일곱 푼의 진실과 세 푼의 허구

밤 10시.씨유에 가서 햇반을 산다. 냉장고에서엄마가 싸준 오이짠지를 꺼낸다. 물에 말아서.꼬독꼬독. 매콤새콤.뜨끈한 밥알과 착착 감기는데...난 왜 이게 제일 맛있지...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귤 까먹는다.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감성의네오 소울의 음악을 틀어놓는다.뭐지... 어깨랑 엉덩이가 움직인다.냉철하면서도 야무지고일할 때와 일상의 자아가 분리된온오프가 확실한 프로가 되고 싶어발버둥친 지난날들이여...비웃지마... 어쩔 수 없잖아? 귤 먹으면서 슈비루비두두두비두둡이러고 있는ㄷ데.. 아마 탄수화물과 나트륨의그 조화 속에서내일 또 얼굴이 부을건데어쩔 수 없어. 이렇게 또 두비두밥하면서하루를 잘 끝내고 있잖아?잘하고 있어. 하... 오늘만 같아라...제발요 주님... 부처님...

내보일 것 하나 없는 나의 인생에도 용기는 필요해.지지 않고 매일 살아남기 위해서. 거울 속의 나에게 말해. I'm my fan.
왜 완벽주의가 답답하다고 함?

무진기행 책 속 주인공은 하던 일이 잘 안풀리면 환기를 위해 서울에서 무진으로 내려간다. 나 역시 면접 후, 영상 촬영 후, 누군가와의 관계가 끝남에 서글플때, 선택의 기로에 섰을때, 서점을 간다. 서점기행. 책꽂이에 꽂혀있는 인생선배들이 그 감정은 이렇게 처리하는거고 야 세상엔 말이야 이런사람도 있어 라고 말한다. 거기에 나는 리액션하지 않아도 감사인사 하지 않아도 겉치레의 공감과 존경의 답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진짜 조언은 나무위키같은 정확한 답변을 하는 게 아니다.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넌 왜 그런 생각이 든걸까? 거기에 너무 진심이었던걸까? 안전지대에서 벗어난 소감이 어때? 고객에게 너의 비즈니스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다음 정차역 안내방송이사람들의 고개를 들어올린다.몇몇 사람들은그 짧은 스트레칭에 긴장이 풀리며뒷목에 손을 갖다대본다.그 시원함에자연스레 어깨 양쪽도앞뒤로 돌려본다.하루종일 수그리고서지루하기 짝이 없는 반복된 하루를과거의 시간으로 잘 흘려보낸 이들.지하철 안에는실존적이고 짧은 생을 고통으로 견뎌내는 생명들이 영상을 보며 하루치 희노애락을 충전한다.지적허영심으로 가득한 나는책리뷰 영상을 재생한다.돈을 벌면서책 읽는 법을 까먹게 된 나.세금 꼬박 내고 지각않고 살았지만점점 더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다.내려야 할 정거장을 지나쳐 버렸다.아… 씨팔…괜히 욕 한번 해본다.다음역에서 내리자마자반대편 플랫폼으로 뛰어간다.마침 지하철이 들어오길래 운이좋다면 탔건만이 열차는 급행열차로다음역에 정차하지 않습니다. 란 방송이..

9:1의 경쟁률이다. 면접을 위해 라디오 큐시트를 준비해 갔다.꼼꼼하단 피드백을 받았다. 긴장 하지 않고 버벅대지 않고대답은 잘 했지만. 지원자의 스펙을 담기에는하는 업무가 작다는면접관의 대답...정말 그런걸까. 사무적인 멘트일까. 지원자의 경력을 길게 봤을 때여기서 일한 시간이도움이 안 될 거란 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며..."여기 그릇에 담기에는 제가 너무 크다고 말씀주셨는데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배우겠단 생각으로열심히 하겠습니다." 법정 최후의 발언처럼 비장했다. 세 시간 뒤...채용담당자의 문자. 한정된 모집 인원으로 인해좋은 분들을 모시지 못한 점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생각해보니,촬영처럼 기술을 쓰는 일을 앞으로 쭉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겠다라고자문자답 해본다..

새벽 2시-3시 엠비씨 라디오 프로. 서로 이름 부르지 마세요. 반갑다고 인사하지 마세요. 처음 오는 분도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참여할 수 있게 해주세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모이는 곳입니다. 아는 걸 자랑하는 게 목적인 분도 안녕히 가세요. 채팅장 공지사항이다. 최고다. 내가 있을 곳은 여기다. 저녁 먹고 마신 따아 한잔 때문이다. 한참을 이불 속에서 뒤척이다… 결국 아침형 인간 루틴은 포기하고 새벽두시반. 영화음악 라디오에 나오는 좋은 곡들 플리에 추가하면서 헛헛함을 채워본다. 그거면 됐지. 뭐.

하루종일 영상을 보고피자 배달을 시켜 먹는다.오늘의 내 할일아무것도 하지 않고.어떤것도 시도 않고.그무엇도 관리 않고.아무와도 연락 않고.허무와 무력감을 욕망하기.그 자체를 즐길 것.인정받기 싫다.뿌듯하기 싫다.발전도 성장도 싫다.내가 뭐든지 할 수있다는자신감도 거부한다.하루종일 누워만 있어머리에 피가 올라가지 않아뇌가 굳어간다.먼지만 쌓여가는서랍 속 오래 전 받은 편지처렁.꺼내서 나를 읽어 달라 하기엔.글씨가 자꾸 흐려져 간다.모터 꺼진 배…닻이 내려져 있어파도에 떠내려가지도 않고그 자리에 멈춰서 흔들댄다.닻을 끊고 방향감없이이리저리 휩쓸리며 갈 것 인가.선택하자.

1탄의 현장 분위기와 다르다. 촬영장 분위기 젠틀하다. 엑스트라에게 부탁하듯 디렉한다. 종일 실내 촬영으로 덥거나 습한 게 없다. 단점은, 낮 12시부터 저녁 7시까지 중간 씬 바꿀때 옷 갈아입으러 화장실가거나 물 마시기는 하지만 간식 먹을 시간은 없다. 오늘 하루의 일지다. 오전 7시 30분. 일어난다. 오전 8시 30분 . 집에서 여의도역으로 출발한다. 오전 10시. 여의도역에 도착한다. 오전 10시 45분. 지방 촬영장으로 향하는 버스가 출발한다. 25인승 버스 3대니까 70명에서 80명의 엑스트라 배우가 필요한 씬인 듯 하다. 낮 12시. 촬영장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오후 1시. 첫 번째 씬이 두시간 동안 몰아친다. 카메라가 들어가는 레일 까는 현장 스탭들간의 군대식 명령조들이 들..

“너네 빠지고 너너너 들어가” “얘네가 더 낫다고.” “뛰어. 뛰라고 지금.” “야 니네 카메라 걸린다고. 하씨.“ “야 일어서봐. 일로오라고.” 개xx만 안붙였지. 참. 감독으로 보이는 사람은 스탭들에게 윽박지르고. 뭔 소속인지도 모르겠는 사람은 스물에서 서른명 가량 되는 보조출연자들에게 저 지랄을 떤다. 그래도… 우리 보조출연자들 관리하는 반장님들은 참. 젠틀했다.🌱 같이 일한 다른 보조출연자 분들께 여쭤보니 다른 촬영장이랑 여긴 완전 다르다면서 여기가 진짜 분위기 안좋다고 한다. 보조출연자들에게 자기들이 마신 물병은 직접 정리하라고 해서 어떤 맘씨 따뜻한 한분이 빈 비닐 봉투에 수거하고 있는데 “야 그거 소품 담을거라고. 거기다 넣지 말라고.” 이지랄떤다 (푸흡) 다행히 다른 반장님이 “고마워.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