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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푼의 진실과 세 푼의 허구
[1분소설]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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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시
제물포역에서 용산급행을 탄다.
오늘은 추석연휴 첫날이다.
역 앞에 걸려있는
정치인들의 ‘즐거운 한가위 명절 보내세요’ 라는
플랜카드들만이
지금 현재 내가 속한 시공간을 알려준다.
프레카리아트, 불안정 노동자, 프리랜서.
그런 내게 오늘은 그저 월요일일 뿐이다.
오늘 나는 박물관 홍보팀의 콘텐츠 제작 담당자다.
아침에 내가 나에게 임명했다.
중앙박물관에서 카메라 촬영연습겸
홍보 영상을 만들어보려 한다.
어라?
오늘 용산역은 분위기가 다르다.
평소 출퇴근 하는 수도권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말소리가 없는데
오늘은 장이 선듯하다.
이모! 삼촌! 부르는 소리부터
캐리어 끄는 소리
삼삼오오 무리지어 다니는 꼬마와 어른들
난 1번출구를 향해 직진했다.
엊그제 그를 타도하자는 시위대 소리로
시끌시끌하던 광장을 가로 지른다.
정류장에서 502번 버스를 기다린다.
십분 정도 뒤 도착한 버스에 올라탄다.
삑. 환승입니다.
라디오에선 테스형 노래가 흘러나온다.
버스 맨 앞좌석에 앉아
몇천년전 그리스에 살던
소크라테스를 애타게 찾는
유행가를 듣는다.
그 다음 곡은 백만송이의 장미.
때마침 “다음정류장은 국립중앙박물관입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백만송의의 장미.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하면
그만큼 날 사랑해줄 줄 알았다.
일 말이다.
일, 일, 일. 만 해온 시간들이다.
돈을 주는 자들의 평가.
그 평가 속에서 모욕감을 받으며
화를 삼킨다.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나라로
갈 수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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