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푼의 진실과 세 푼의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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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이런일도 있고 저런일도 있는거지요?

여름 맞이

hyemindiary 2024. 6. 1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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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늦은 점심을 먹는다.

신김치 넣은 비빔국수

아스파라거스랑 구운 삼겹살

그 위에 고수를 얹고

지난 주 담근 물김치까지

비빔국수 양념은

신김치 국물에 고추장 고춧가루 그리고

멸치액젓을 살짝 넣으면

짝짝 입에 감기는 감칠맛이 생긴다.

 

기억하라.

멸치 액젓 두어방울.


 

거실 베란다랑 방 베란다를 다 열고

맞바람 치게 하려고 한다.

그럴려면, 방 베란다 밖에 커튼을 달아야 한다.

지난주 사놓은 무지센 압축봉 30cm 조립하려고 한다.

 

그런데 아부지 올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방 베란다에 아부지 낚시 가방들이 가득하다.

저걸 치워야 커튼봉을 달 수 있다.

 

조바심은 좋지않다.

천리길은 한 걸음부터.


냉커피를 탄다.

알커피에 얼음 넣고.

선풍기 틀어놓고 냉커피 타서 침대 끝에 걸터 앉는다.

시원한 냉커피 한입에

근심 걱정 사라지네.


작년 매실 담은 통에 매실열매를 꺼내려 한다.

원래는 3개월~6개월 사이에는 꺼내야 한다고 한다.

잊어버렸다.

1년이 되어서 꺼내도 괜찮겠지.

빨간 다라이에 소쿠리를 얹어

액기스랑 열매랑 따로 분리시키려 한다.

그리고, 소쿠리 아래에 그릇을 놓고 바닥이랑 띄워놨다.

이렇게 해서 쭉 빠지게 하루종일 냅뒀다.

 

3개월이든 1년이든

말 안하고 먹으면 모른다.


오후 다섯시, 엄마랑 산책한다.

수인선 바람길숲

 

할머니 할아버지들 개들은

걸음걸이도 느리다.

털은 짧게 깎여있다. 그래서 더 귀엽다.

어머니 팔짱을 껴봅니다.


몇 년 만에 엄마랑 가보는 콩나물국밥집.

기본 콩나물 국밥 6천원이고

김치콩나물국밥은 7천원이다.

요즘 시상에 둘이 먹고 이만원도 안나오는 곳이 어디 있는가.

엄마가 시킨 건 쭈꾸미비빔밥인데 2천원 추가하면 돌솥으로 바꿔준다.

다음에는 돌솥으로 먹자며 다시한번 가격에 놀란다.

 

 

https://naver.me/5L3oIVsa

 

콩심 인천용현점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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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성글한 미소지음과 가격

앞 테이블 인부 아저씨들의 인생은 맛있는거 먹는게 장땡이라는 말

옆 테이블 청년 혼자 제육볶음 먹고 감사하다며 계산하는 모습까지

 

어디 국밥집을 가든 유비의 이 말이 떠오릅니다.

글이란 이름자만 쓸 줄 알면 넉넉합니다. 

더 배워 봐야 이미 죽은 사람들의 말이나 글로 공연히 머리만 썩일 뿐입니다. 


1층에는 LP BAR 

2층에는 보리밥정식 

이 건물에 반해 버렸다.

 

엄마랑 같이 홀린 듯 입구에서 서성대 본다.

사장님은 디제잉석에서

노래 볼륨을 줄이고  마이크에 입을 댄다.

"부담없이 들어와보세요."

나는 갑자기 엄지를 든다.

뭔가 알아봐주신것도 고맙고, 

이 동네에서 이런 멋진 가게를 차리신게 

깊은 내공이 느껴졌다랄까.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이런 것이다.

사람들이 모여 향수를 느끼고, 위로를 받고,

오늘 하루 주인공이 되어 보는 것.

 

용현동 씨씨알 LP BAR 나중에 다시 와봐야지.

 

https://naver.me/5OGtfJ4c

 

씨씨알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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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은 노래로 마주해야 하리.

우리 삶이 길어야 얼마나 되나.

견주어 아침이슬에 다름없건만

가 버린 날들이 너무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