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푼의 진실과 세 푼의 허구

엄마가 싸준 오이 짠지랑 귤 한 봉지. 본문

살다보면 이런일도 있고 저런일도 있는거지요?

엄마가 싸준 오이 짠지랑 귤 한 봉지.

hyemindiary 2025. 1. 8. 22:54
728x90

밤 10시.

씨유에 가서 햇반을 산다.

 

냉장고에서

엄마가 싸준 오이짠지를 꺼낸다. 

 

물에 말아서.

꼬독꼬독. 매콤새콤.

뜨끈한 밥알과 착착 감기는데...

난 왜 이게 제일 맛있지...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귤 까먹는다.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감성의

네오 소울의 음악을 틀어놓는다.

뭐지... 어깨랑 엉덩이가 움직인다.

냉철하면서도 야무지고

일할 때와 일상의 자아가 분리된

온오프가 확실한 프로가 되고 싶어

발버둥친 지난날들이여...

비웃지마... 어쩔 수 없잖아?

 

귤 먹으면서 

슈비루비두두두비두둡

이러고 있는ㄷ데..

 

아마 

탄수화물과 나트륨의

그 조화 속에서

내일 또 얼굴이 부을건데

어쩔 수 없어. 이렇게 또 두비두밥하면서

하루를 잘 끝내고 있잖아?

잘하고 있어.

 

하... 오늘만 같아라...

제발요 주님... 부처님...